[가우디의 노트] “목재 본연의 색은 언제나… “

[가우디의 노트] “목재 본연의 색은 언제나… “

or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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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본연의 색은 언제나 제단은 더 풍부하고 내구성 있는 재료로 만든다는 원칙에서 시작되며, 단지 낮은 부분들, 연마된 바닥돌과 벽의 칠 사이에 중간부분에만 사용된다.”

 

오늘의 내용은 그다지 어려운 부분이 없다. 혹 오해할 만한 부분을 꼽자면 앞서 인용한 부분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전 페이지 부터 가우디는 계속 제단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다. 제단은 거룩한 제사에 사용되는 곳으로, 그곳을 구별하고 그곳에 대한 존경을 드러내야 한다고 거듭 이야기한다. 인용한 부분은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그 부분만 좀 풀어 설명하려 한다.

 

 

The Baldacchino (St Peter's Basilica, Vatican City)
출처: Alfonso González, 플리커 링크

(가우디는 앞서 성 베드로 성당의 발다키노는 삼나무에 금박을 입혔다고 설명했는데, 이 부분에서는 그런 것이 아니라) 색칠이나 금박이 되지 않은 천연의 나무색를 성전에 사용하는 것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제단에 나무를 사용하는 것은 그보다 더 ‘풍부하고, 내구성 있는 재료로’ 제단을 만든다는 원칙하에서만 가능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를 따져 생각해보면 가우디는 나무의 본성은 영원무궁한 하나님의 제단에 적당한 성격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여긴 싶다. 앞서 사용한 형용사들을 거꾸로 적용해보면, 천연색의 나무는 ‘그다지 풍부하거나, 영속적이지 못한’ 재료라는 것이다. 가우디는 그런 것들로 성전의 제단을 만들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España, Barcelona, el Carmel : Parque Güell, Casa Museo de Antoni Gaudí i Cornet : " muebles "

출처: vincent desjardins, 플리커 링크

 

주택에서 가우디는 색을 입히지 않은 가구들을 제작했다. 하지만 성당의 제단은 그런 판단에서 벗어나 있다. 말하자면, 그가 사용하는 재료는 그 대상의 성격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그다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아니다. 오늘날도 어떤 카페를 수수하게 보이려 할 때, 나무의 천연색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가? 가우디는 건축가를 종합적인 사람(이는 무언가를 종합하는 사람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구조와 재료 형태 등 상당히 다양한 것들의 종합된 상태를 말한다. 이어서 그는 전례의식은 위엄과 웅장함을 드러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그가 생각하는 성당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14년 11월 13일
이병기
Byungki Lee

Byungki Lee

architect, editor at architwins
가우디의 모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가우디 연구에 가장 중요한 두 권의 책을 번역했고,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가우디 특별전 기획위원, 2015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가우디전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Byungki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