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의 어록] 가장 숭고한 표상. 성전을 만드는 일

[가우디의 어록] 가장 숭고한 표상. 성전을 만드는 일

각 사람은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재능을 사용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는 것이 가장 완벽한 사회다. 성전을 세우는 것이 내게 가장 합당한 영역에서 카탈루냐를 위하는 일이다. 성전이야말로 한 민족의 가장 숭고한 표상이기 때문이다.

Cada cual tiene que emplear los dones que Dios le ha dado; la realización de esto es la máxima perfección social. Yo trabajo para Cataluña dentro de mi campo apropiado, levantando el templo, ya que el templo es la más digna representación de un pueblo.

‘가우디의 삶과 작품’ 32p, 조안 베르고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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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lter Mittelholzer This image is from the collection of the ETH-Bibliothek and has been published on Wikimedia Commons as part of a cooperation with Wikimedia CH

 

가우디는 카탈루냐를 사랑하는 지역주의자였다. 그의 정치색은 프란세스크 캄보Francesc Cambó i Batlle (1876–1947) 같은 정치인들이 이끄는 지역주의자 리그Lliga Regionalista에 가까웠다. 프랏 데 라 리바나 캄보에게 정치에 뛰어들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이런 말로 그 청을 거절했다고 한다. 

 

가우디는 카탈루냐의 가장 숭고한 표상을 만들었다. 그가 말한 표상은 성가정을 기리는 속죄 성전The Basílica i Temple Expiatori de la Sagrada Família, ‘사그라드 파밀리아’라는 약칭으로 불리곤 하는 그 성전el templo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성가족 성당’으로 불리는데, 가톨릭 개념을 따르면 ‘성가정’ 성당’이 보다 정확한 명칭이다. 1882년 건설이 시작되어 건설 중이며,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았다. 가우디는 이 성당을 위해 43년간 매달렸고, 사망 전 15년간은 오로지 이 프로젝트에만 매진했다. 이 성당은 실제로 하나의 새로운 표상이 되어 카탈루냐 민족의 긍지를 높이고 있다. 위키페디아에 따르면 현재 성가정 성당은 프라도 미술관, 알함브라 궁전과 함께 스페인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을 기록하고 있으며, 교황이 계시는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을 빼고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을 기록하고 있다.이 성당이 완성되면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기념비 중 하나로 꼽힐 것이다.

 

가우디는 진정 카탈루냐 인이었다. 이를 살펴볼 만한 대목은 여럿이다. 아스토르가 주교관을 짓던 가우디는 카스티야에서조차 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그러나 자신이 사랑했던 ‘카탈루냐 말’로 현장을 지휘했다는 일화도 있다. 물론 가우디는 카스티야 말을 할 줄 알았다. 또 그의 초기작 가로등 설계설명서에는 ‘우리는 지중해를 넘어온 그리스 탐험대’의 후손이라며 카탈루냐 민족의 특별함을 강조하기도 했고, 지역의 산야를 돌아보며 카탈루냐 자연을 칭송하던 향토 유람단에 소속되어있기도 했다. 실제로 성가정 성당에는 고전적으로 사용되는 부재 대신, 카탈루냐에서 흔히 자라는 풀과 꽃을 장식에 이용하기도 했다.

 

2017년 9월 9일

이병기 

 

성가정 성당 제단 위 천장의 모습 (사진: 이병기)
Byungki Lee

Byungki Lee

architect, editor at architwins
가우디의 모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가우디 연구에 가장 중요한 두 권의 책을 번역했고,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가우디 특별전 기획위원, 2015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가우디전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Byungki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