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 강의] 성가정 성당 2: 돌에 새긴 성경

[가우디 강의] 성가정 성당 2: 돌에 새긴 성경

 

‘사그라다 파밀리아’ 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종교건축물이다. 1882년 3월 19일 첫 돌을 놓은 이래 135년째 건축 중이며, 2010년 11월 완공되지 않은 채로 이미 바르셀로나의 9번째 바실리카Basílica,대성전로 공식 선포되었다.

건축가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온 힘을 기울였다. 1883년 11월 3일, 그는 31세라는 젊은 나이로 건설감독에 지명되었고, 이후 무려 43년간 이 작업에 매달렸다. 그는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였지만 조카딸을 잃은 후 세상 일을 멀리했고, 결국 이 교회당이 그의 유작이 되었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 15년을 오로지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건설에만 매달렸다. 당시는 문맹률 이 무척 높아서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가우디는 기독 신앙의 주요 교리들을 해석하여 이를 조각했고, 이후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돌에 새긴 성경’이라 불리게 되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다. 가우디는 빛나는 태양을 예수로 비유하여 해가 뜨는 교회당 동편에 예수 탄생을, 해가 높이 빛나는 남편에 예수 영광을, 해가 지는 서편에 예수 수난을 기념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탄생 입면 한 가운데 자리잡은 채색된 나무일 것이다. 이곳으로부터 내려오는 수직 축이 예수 탄생의 신비를 드러낸다. 그 시작은 나무 위에 놓인 성 삼위일체의 상징물이다. 태초에 삼위일체 하나님이 계셨고, 그가 만든 에덴 동산에는 생명나무가 있었다. 영생을 얻게 하는 나무는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나무 뿌리에는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와 펠리컨이 놓였는데, 펠리컨이라는 새는 ‘자신을 희생하여 그 살과 피로 새끼를 먹였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물론 이는 스스로 구속 제물이 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상징한다. 그 밑에는 동정 마리아가 아이를 낳을 것을 예고 받는 수태고지 장면이 펼쳐지는데, 처녀가 잉태하여 아기를 낳는 것은 장차 나실 아기 예수가 창세기 3장에 예언된 ‘여자의 후손’이자, 원죄 없이 잉태된 것에 관한 증거다. 고드름이 달린 한 겨울 오두막의 모습을 한 가운데 문은 나사렛 사람 예수가 구약의 예언처럼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나신 사건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사랑의 문’ 한 가운데는 왕의 나심을 알리는 크고 밝은 별이 있고 갓 태어난 아기 예수는 그 별무리 아래 말구유에 누여있다. 구유를 받친 기둥에는 예수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있고, 아래쪽 기둥 주위로는 마태복음 1장에 소개된 예수의 조상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에서 메시아가 날 것이라는 구약의 계시가 성취 되었음을 드러낸다. 태초부터 계시던 삼위일체와 생명나무로부터 내려온 하늘의 권위와 땅으로부터 올라온 예수의 혈통적 적법성이 맞닿는 그 지점에서 아기 예수가 나신 것이다.

교회당의 십자형 평면은 동서 방향과 남북 방향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졌다. 동서 방향의 축은 두 입면에 놓인 3문으로 구성된다. 이 문들은 예수와 관련된 성경적 사건들을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신앙 교리를 통해 재해석한 조각들로 채워졌다. 동서 축이 예수의 삶을 통해 드러난 신앙 교리의 축이라면, 교회당 정문을 통해 제단으로 나아가는 남북 축은 세상을 떠나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인류의 축이다.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걸음과 신앙 교리의 축이 서로 교차되는 곳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 세워지는 곳이다. 이 탑은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가장 중심 되는 곳에 있다. 그리스도의 탑 사방에는 성령의 도움으로 4복음서를 기록한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탑이 옹위하며, 각 입면에 4개씩 하늘높이 굳건히 솟은 12개의 탑은 예수의 12 제자를 상징한다.

Byungki Lee

Byungki Lee

architect, editor at architwins
가우디의 모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가우디 연구에 가장 중요한 두 권의 책을 번역했고,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가우디 특별전 기획위원, 2015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가우디전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Byungki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