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의 작품]성가정 성당 지하경당의 천장

[가우디의 작품]성가정 성당 지하경당의 천장

 

성가정 성당 건설은 가우디가 이 일을 맡기 전에 이미 시작됐다. 가우디가 성당의 건축가로 임명되었을 때는 지하경당이 반쯤 지어진 상태였다. 평면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고 가우디는 급히 지하경당의 주두와 천장을 다시 디자인했다. 주두의 여러 문양에서도 가우디의 숨결을 느낄 수 있지만,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경당 중앙에 위치한 이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아치의 정점. 키-스톤이 놓이는 이 부분은 구조물의 안정성에 있어서도, 미학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금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바로크 시대에도 아르누보 시대에도, 미스 반 데 로에에게도, 아니 우주 시대라고 해도 반짝이는 재료는 우리가 느끼는 물질성을 떨어뜨린다. 도요 이토의 건물에서 속을 비워낸, 빛을 투과하는 구조체를 보지 않았는가? 반짝이고 투명한 재료라? 유리잔 위에 올라선 코끼리를 생각해보자. 반짝이는 그리고 발광하는 구조체는 큰 힘을 버틸 듯 보이지 않는다.

이 부재는 사방에서 무너지는 천장을 받치는 키-스톤으로, 보통은 이곳을 차지하는 것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큼지막한, 묵직한 장식이다. 이곳이 흐트러지면 이 공간 전체의 균형이 흐트러질 것이기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30대 가우디의 판단은 우아하고, [물려받은 고전 건축의 안정감을 깨뜨리고 있다는 점에 있어] 시대적이다.

 

2017년 8월 24일

이병기

Byungki Lee

Byungki Lee

architect, editor at architwins
가우디의 모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가우디 연구에 가장 중요한 두 권의 책을 번역했고,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가우디 특별전 기획위원, 2015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가우디전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Byungki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