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의 작품] 몬세랏 수도원

[가우디의 작품] 몬세랏 수도원

카탈루냐의 영산이라 불리는 산이 있습니다. 몬세랏(Montserrat)은 ‘톱의 산’이라는 뜻입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이 산의 봉우리들은 삐쭉삐쭉 솟아올라 있습니다. 하지만 몬세랏이 특별한 이유는 아마도 이곳에 모신 ‘검은 성모상’  때문일 것입니다. 아주 유명하지요. 산 위에는 베네딕트 수도원이 하나 있는데 그 명칭은 ‘엘 모나스테리오 데 산타 마리아 데 몬세랏El monasterio de Santa María de Montserrat’으로, 몬세랏의 성모 마리아 수도원이라는 뜻입니다. 이 수도원은 이베리아 반도의 가톨릭 성지 가운데 서도 손꼽히는 곳 입니다. 이곳에서 가우디의 프로젝트 두 개를 볼 수 있는데, 하나는 파울라 선생님의 이름으로 서명되었지만 사실상 가우디가 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약 가우디의 것으로 친다면 가우디의 첫번째 프로젝트로 기록될 ‘카마린 소성당’이며, 또 다른 하나는 특이하게도 가우디가 계획한 조각작품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가우디가 만든 부분보다, 몬세랏 수도원의 성당 사진에 눈이 갑니다. 본당 가운데 검은 성모상을 모셨는데, 성모상이 내려보는 회중석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기독교 정신을 담은 성전의 모습이 워낙 여럿이라 가끔은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금박을 입힌 귀한 곳에, 어둑한데 빛이 강하게 떨어지는 극적인 장면 속에, 괴수상들이 우글대는 곳을 지나 나타난 지극히 높고 밝은 그 곳에, 아니면 이스라엘 성막처럼 단촐한 공간에 계실지… 그 모습이 너무 다양하여 늘 궁극의 그 공간, 하나님이 임재하는 그곳은 과연 어떤 곳일까 참으로 궁금합니다.

 

어떤 찬송가에는 바닥과 벽에 온갖 보석과 진주가 깔린 것처럼 묘사되었는데, 그건 제 취향은 아닙니다. 그나저나 몬세랏 수도원 성당의 단정한 모습이 제법 마음에 듭니다.

 

2017년 8월 27일

이병기

 

 

 

 

 

 

Byungki Lee

Byungki Lee

architect, editor at architwins
가우디의 모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가우디 연구에 가장 중요한 두 권의 책을 번역했고,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가우디 특별전 기획위원, 2015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가우디전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Byungki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