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의 건축세계] 바트요 주택_장식은 죄악인가?

[가우디의 건축세계] 바트요 주택_장식은 죄악인가?

 

주인집 거실 정면에 있는 기둥

 
어제부터 가우디의 장식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가우디의 작품 중 가장 장식적이라 할 만한 건물이 바로 바트요 주택이다. 이 집의 입면을 보면 가면을 쓴 듯 보이기도 하고, 지붕을 보면 마치 용의 비늘을 덮은 것 같이 보인다. 아이러니 한 것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 아무것도 참조하지 않고 홀로 선 듯 보이는 이 집이 기존 건물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루어진 리모델링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무지 놀랍지 않은가? 여튼 가우디는 평범한 이 집을 부수고 멋지게 새로 짓고 싶어했던 건물주 바트요를 설득했고, 우리가 지금 보는 바트요 주택이 그 결과물이다.

기존 건축물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절충주의 건물이었다. 지금도 바트요 주택의 입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현란하게 치장된 그 입면 안에 여전히 그대로 드러난 반복되는 수직수평 직교체계의 신고전건축을 볼 수 있다. 돌을 쌓아만든, 조적으로 만들어진 집은 구조적인 면에서 무척 경직될 수 밖에 없다. 돌 위 돌을 쌓아올리는 그 구조체는 육중한 덩어리감이 느껴지는 중력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고전주의의 주된 구성요소는 오더와 엔타블레이쳐다. 힘을 받지 않는 유사-구조체, 오더와 엔타블레이쳐를 통해 건축물의 규준을 삼는 것은 그 요소들을 통해, 그 두터운 벽 어디론가 흐르고 있는 [실은 그 안에서 떡이 되어 있을] 힘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명쾌하게 드러내는데 있다. 실은 그런 면에서 오더와 엔타블레이쳐 역시 장식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 흐름을 명쾌하게 드러내기 위해 그리스 로마 기둥들에는 세로홈파기 장식이 되어있었다. 힘의 흐름은 그 홈, 그곳을 따라 드리워진 수직 그림자띠들로 인해 더욱 확인된다.

그런데 그 기둥을 도로록 돌리면 어떻게 될까? 장식은 과연 필요악일까?

Byungki Lee

Byungki Lee

architect, editor at architwins
가우디의 모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가우디 연구에 가장 중요한 두 권의 책을 번역했고,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가우디 특별전 기획위원, 2015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가우디전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Byungki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