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의 작품] 구엘저택이 수상하다. – 첫번째 이야기

[가우디의 작품] 구엘저택이 수상하다. – 첫번째 이야기

 

구엘저택은 참으로 수수께끼 같은, 수상한 건물이다. 건물의 겉모습은 가우디 건물답지 않게 무척 위엄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 진중함은 이내 일층에 놓인 두 개의 출입구에서 깨어진다. 이 출입구는 안정감보다는 운동감을 드러내는 파라볼릭 아치형태를 띄고 있다. 게다가 이 아치는 안정감을 이루는데 필수적인 어떠한 하부 구조도 갖지 않은 채, 땅 바닥에 그대로 닿아있다. 고전에서는 기둥 하나만 떼어놓고 보아도 ‘주두(기둥머리) – 주신(기둥몸통)- 주초(기둥다리)’ 3부 구성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게다가 수평적인 구조체계를 담당하는 ‘아치’나 ‘엔타블레이쳐’가 수직체계인 기둥을 통하지 않고, 바닥으로 바로 연결되다니, 그것은 이 입면이 드러내는 근엄한 인상과 어울리지 않는다. ‘머리-몸통-다리’가 아니라 ‘머리’만 남은 형상이 참으로 요상하지 않은가. 쌍을 이룬 이 출입구는 구엘저택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맞이하는,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구석이다.

 

게다가 이 아치는 조금이라도 튀어나와 그 프레임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볼록하게 ‘음각’되어있다. 세상에 음각 구조체가 다 있나? [실제로는 자중 외에는 아무런 구조적인 역할이 없다하더라도 상징적으로 나마] 덩어리가 조금이라도 더 붙어야 그 하중을 감당하는 듯 보이지 않겠는가? 분명 가우디는 우리에게 장난을 걸고 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2017년 9월 3일

이병기

Byungki Lee

Byungki Lee

architect, editor at architwins
가우디의 모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가우디 연구에 가장 중요한 두 권의 책을 번역했고,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가우디 특별전 기획위원, 2015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가우디전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Byungki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