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의 작품] 구엘저택의 지하 주차장. 가난한 공간의 매력

[가우디의 작품] 구엘저택의 지하 주차장. 가난한 공간의 매력

 

<<구엘저택의 지하 마차장>> 쿱!! 마차장!!

주차장이라고 썼지만 실은 마차장, 다시 말해 마굿간이다. 이곳은 무언가를 표현하려 만든 공간이 아니다. 그런데 이 집을 찾은 이들 중 많은 수가 지극히 화려하게 장식된 2층 살롱 만큼이나, 이곳에 홀려 돌아온다. 집주인 에우세비 구엘은 당시 스페인 최고의 부자였다. 귀한 재료와 최고의 예술작품으로 둘러쌓인 살롱과 아무런 장식도 없는 마굿간은 하늘과 땅, 아니 말 그대로 한 곳은 이 나라의 가장 부유한 인간이 자신의 부와 취미를 뽐내기 위해 만든 공간이고, 다른 한 곳은 그들이 타는 짐승과 마부의 공간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끌린다.

진실한, 굳건한 구조체들과 재료가 이루어내는 분위기 속에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매력이 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무엇이 여전히 우리 안에 작동하는 것이다. ‘우리를 끌어당기는 그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밝히는 것이 우리 건축가의 임무다. 백년이 지난 건물이건, 천년이 된 유적이건, 여전히 우리를 움직이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면, 이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여전히 현재성을 갖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이 다 공부꺼리다.

 

 

2017년 9월 5일

이병기

Byungki Lee

Byungki Lee

architect, editor at architwins
가우디의 모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가우디 연구에 가장 중요한 두 권의 책을 번역했고, 2013년 부산국제건축문화제 가우디 특별전 기획위원, 2015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가우디전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Byungki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