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의 작품] 기술적인, 혹은 예술적인 형태

  가우디는 구엘공장단지 내 성당을 지으며 구엘공원에서 사용했던 '기울어진 기둥'을 다시 한번 사용한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야외에 놓인 포티코의 기둥과 건물의 구조체는 상당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건축물은 사면을 벽으로 둘러쳐야하기 때문이다. 이 기울어진 구조체에는 어떤 '바닥'과 '벽', '천장'을 둘러야할 것인가? 이는 미학적으로도 구조적으로도 쉽지않은 문제다. 르 코르뷔제가 롱샹성당에서 이루어낸…

[가우디의 작품] 밀라 주택 1층의 기둥

    밀라 주택은 새로운 예술의 집합체다. 기둥은 짝을 이루어야 선다. 두 개의 기둥과 그 사이 놓인 한 개의 보가 기본 유닛이다. 하지만 철골보를 이용한 밀라주택에서 계단 양편에 기둥을 두는 것은 누가 보아도 낭비다. 당신이 건축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우디는 한쪽에 '환영幻影 기둥'을 그려넣었다. 뒷 열에 위치한 이 기둥을 환영…

[가우디의 작품] 쓰는 일, 가우디를 쓰는 일

<<쓰는 일>>   지난 주 모처에서 가우디의 건축에 관한 원고를 청탁하기에 받아, 휘리릭 썼다. 중고등학생 정도를 대상으로 한다고 해서 슬쩍 고민스러웠는데, 뭐 나름 쓸만한 내용을 쓴 것 같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가우디에 대해 쓰면 쓸 수록 그를 더욱 이해하게 된다. 그가 어떤 사람일까 고민하다가, 머릿속에 그의 상image을 그린다. 다음에 다른 글을…

[가우디의 작품] 칼벳 주택의 문두드리개

    칼벳 주택 문에는 큼지막한 금속 장식이 붙어있다. 얼핏 보아서는 뭔지 알 수 없지만, 손님이 문을 열어달라고 두드릴 때 쓰는 '문두드리개'다. 아랫 부분을 살짝 들어보면 그 밑에는 빈대 한마리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문을 두드리려고 내리치는 부속은 십자가 모양이다. 십자가 두드리개는 악한 영의 상징인 빈대의 머리부분을 정확히 내리친다. 기독교 문화권에서…

[가우디의 작품] 밀라주택의 환기구를 보면서

  예전에 우연히 이슬람 주거의 단면을 본 적이 있다. 이슬람 세계는 주로 더운 나라들이고, 안마당에 연못을 두어 온도를 낮추고 있었다. 헌데 신기한 것은 단면에서 보이는 수직 통로였다. 거실로 쓰이는 부분의 가장 안쪽에 굴뚝같이 생긴 것이 있었다. 그런데 불피우는 굴뚝이 아니고 환기를 위한 굴뚝이었다. 도판 설명에는 굴뚝을 햇빛에 노출된 곳에 두어…